현재 장비로 그냥 이번 시즌을 보낼까 말까 고민에 빠졌습니다.
시즌 도중에 장비를 바꾸면 장비 적응하는라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그런데 현재 장비가 워낙 저가에다가 소프트하다 보니 라이딩할 때 이런저런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다.
강사님도 장비 바꾸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강조하시더라고요.
특히 부츠와 바인딩이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소프트한 부츠와 바인딩은 아무리 꽉 조여도 헐렁했습니다.
물론 다른 부츠와 바인딩을 써 본 적이 없으니,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바꾼 새 부츠와 바인딩을 비교해 보니 착용감에서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소프트한 장비는 발이 편안한 반면에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큰맘 먹고 학동으로 향했습니다.
처음 산 부츠는 신어 보지도 않고,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했지만
이번에 장만하는 부츠는 제대로 신어 보고 발에 잘 맞는 것으로 고르려고요.
특히나 하드한 부츠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안 신어 보았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제가 발볼이 조금 넓은 편이어서 어떤 부츠는 신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또 어떤 부츠는 신고 있으면 발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플로우 탈론]
여러 부츠를 신어 본 뒤, 저는 플로우 사의 탈론을 골랐습니다.
사실 디럭스 사의 비셔스를 생각하고 갔는데, 신어 보니까 제가 신을 수 없는 부츠였습니다.
발목에 깁스한 느낌은 괜찮았는데, 발볼이 아파서 계속 신고 있을 수가 없더군요.ㅠ
그런데 탈론은 신기하게도 다른 부츠에 비해서 발이 덜 아팠습니다.
발볼 사이즈도 괜찮았고, 착용감도 좋았고요.
또 발목도 단단히 잘 잡아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탈론을 신어 보자마자 '아, 바로 이 부츠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능을 떠나서 우선 부츠는 발이 안 아픈 게 최고죠!
[플로우 NX2-GT Hybrid]
부츠와 함께 그동안 마음에 두고 있던 바인딩도 함께 골랐습니다.
딱히 플로우 바인딩을 사려고 했던 건 아니었고,
무조건 바인딩을 신은 다음에 딸깍! 하이백만 채우고 출발하는 인업고 바인딩을 사려고 했습니다.
강사님이나 주변 분들은 인업고 바인딩이 발목을 잘 잡아 주지 못한다는 의견을 많이 주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무조건 인업고가 사고 싶더라고요.
눈 위에 앉아서 바인딩 채우는 건 최대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남들처럼 서서 바인딩 채울 만큼 익숙하지도 않고요.
그런데 써 보니까 저는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발목도 타이트하게 잡아 주는 느낌이었고, 무엇보다도 바인딩 채우는 속도가 현격히 빨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신고 벗는 게 익숙하지 않았지만, 조금 적응하고 나니 신세계였습니다.
그리고 만약 다시 바인딩을 사도 플로우 바인딩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 산 두 장비를 기존 데크에 합체시켰더니,
위 그림과 같은 보드가 탄생했습니다.
바인딩과 부츠는 하드한데, 데크는 말랑말랑!
살짝만 움직여도 데크가 이리저리 비틀리는 느낌이 발바닥에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헤매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인딩은 그럭저럭 적응할 만했는데, 이놈의 부츠가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딱딱해서 내가 보드를 타고 있는지, 부츠를 타고 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특히 턴을 해도 공중에 붕! 뜬 느낌이랄까요?
컨트롤이 전혀 안 되는 이 상황..
이제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부츠 하나 바꿨을 뿐인데 바보가 된 나.
그렇게 강습은 어영부영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 괜히 바꿨나! 돈만 날렸네.
왜 부츠 하나 바꿨을 뿐인데 컨트롤이 전혀 안 되는 거지?
그냥 내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대로의 이유를 찾아냈습니다.
그 이유는 스탠스에 있었습니다.
소프트한 부츠를 신었을 때의 스탠스 그대로 하드한 부츠를 신으니,
발목과 무릎의 움직임이 예전처럼 자유롭지가 않았던 겁니다.
딱 고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러니 스탠스를 넓게 세팅해 놓고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거고요.
결국 스탠스를 전보다 조금 더 줄이니 훨씬 다리도 편하고 데크 컨트롤도 잘 되었습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운 거죠.
이제 된다!
신나서 연습하다가 데크를 바꾸면서 아니나 다를까 당혹스러움은 어김없이 저를 찾아온답니다!
아래 동영상은 부츠하고 바인딩을 바꾸고 나서 찍은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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