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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일지/스노우보드

[스노우보드] 16/17 홍군 스노우보드 스쿨 중급 ⑤

by 2031 2017.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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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즌 강습도 절반을 지나고 있던 때입니다.

시즌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매주 빠지지 않고 강습을 받아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네요.

남은 강습이 받은 강습보다 더 적다는 생각에 벌써 겨울이 끝나 가는 것처럼 아쉬웠죠.

다섯 번째 강습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빅토리아2 슬로프를 내려왔던 일입니다.

빅토리아 슬로프는 벨리 허브에서 정상을 바라보고 왼편에 위치해 있는 엄청 가파른 슬로프 3개를 가리킵니다.

가장 왼쪽에 있는 슬로프가 빅토리아1이고, 가장 오른쪽에 있는 슬로프가 빅토리아3입니다.

빅토리아 슬로프는 저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두 시즌 전이었나, 형을 따라서 빅토리아1 슬로프를 갔다가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왔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땐 슬로프 아래쪽을 내려다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까딱 잘못했다가는 데굴데굴 구를 것 같은 생각에 몸이 벌벌 떨렸습니다.

그런 제가 빅토리아 슬로프에 간 겁니다.

 

어떻게 보면 빅토리아 슬로프는 연습하기에 참 좋은 슬로프입니다.

가파른 경사에 진입하기 전까지 경사가 딱 적당한 구간이 펼쳐지거든요.

아래 사진에서 능선을 따라 이어진 슬로프를 말합니다.

이 구간에서는 속도를 좀 내서 카빙 연습을 하면 딱 좋고요.

저처럼 급경사에서 카빙을 못 하는 사람은 슬라이딩턴으로 가파른 경사를 내려오면 됩니다.

 

아마 혼자 갔다면 엄청 무서웠을 텐데, 쌤하고 같이 연습하면서 내려왔더니 두 시즌 전의 공포는 많이 가셨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에 슬라이딩턴을 배우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빅토리아를 카빙으로만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마 몇 시즌이 지나도 저는 빅토리아에 올라가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슬라이딩턴이 몸에 좀 익어 갈 무렵, 어느 경사에 가도 크게 두렵지가 않았습니다.

슬라이딩턴으로 속도를 컨트롤하면서 한 턴 한 턴 시선과 로테이션에 신경을 쓰면서 내려오다 보면 어느새 하단에 도착해 있었으니까요.

 

작년에 저는 카빙턴밖에 할 줄 몰랐습니다. 가파른 경사도 무조건 카빙으로만 내려가려고 했죠.

근데 저 같은 초보가 급사에서 카빙이 될 리가 없죠. 카빙하다 덜덜 털리면 잘못하다 어디 다칠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슬라이딩턴을 배우면서 라이딩이 조금 더 즐거워졌습니다. 보다 유연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급사를 카빙으로 멋지게 내려오는 것도 좋지만, 슬라이딩턴으로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내려오는 것도 더없이 멋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카빙턴을 배우면서 급사 카빙이 목표였지만, 슬라이딩턴을 완전히 마스터하고 싶다는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고요.

아, 그라운드 트릭도 배우고 싶으니 연습할 게 너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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