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써 본 바인딩이 달랑 두 개뿐이어서 다른 바인딩과 비교 평가는 못 하지만 두 시즌 동안 쓴 플로우 바인딩에 대한 생각을 적어 볼까 합니다. 제 바인딩은 인업고 스타일의 플로우 최상급 모델이었습니다. 이름이 nx2-gt인가 그렇습니다.
몇 만원짜리 쓰다가 큰 맘 먹고 비싼 돈 주고 산 바인딩이라 오래 잘 쓰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두 시즌이 끝난 지금 다음 시즌에는 다른 바인딩을 사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이 바인딩이 아주 나쁘지는 않은데 쓰다 보니 자꾸 아쉬운 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 바인딩이 장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인업고 스타일이지만 발을 타이트하게 잘 잡아 주죠. 덕분에 저는 앞으로 바인딩은 무조건 인업고 스타일만 살 예정입니다. 그런데 제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부분이 은근히 많았습니다.
첫째, 내구성이 너무너무 약합니다. 한 시즌 반 정도 썼을 때였습니다. 라쳇 안에 있는 스프링이 약해져서 잘 조여지지가 않는 겁니다. 제 싸구려 바인딩은 지금까지도 딸깍딸깍 스프링이 쌩쌩한데 비싼 게 왜 이 모양인지 잘 이해가 안 갔습니다. as센터 비슷한 곳에 전화했더니 스프링만 못 바꾸고 라쳇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해서 돈 내고 두 개를 사서 갈았는데 이것도 얼마 못 갈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듭니다.
둘째, 인업고의 기능을 제대로 못 합니다. 인업고가 아니라 인인인업업업고라고나 할까요. 부츠를 집어 넣는 것도 뻑뻑하고 부츠를 넣은 다음에 발가락 쪽고 발등 쪽 라쳇을 한 번씩 조여 줘야 합니다. 그리고 부츠를 뺄 때도 뻑뻑해서 꽉 조였을 경우 잘 안 빠집니다.
셋째, 바인딩이 너무 무겁습니다. 금속 재질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무게가 상당합니다. 무거운 게 라이딩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제 생각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조작하기 힘들고 다리에 피로감만 가중시키지 않나 싶습니다.
넷째, 이거 좀 심각한데 토턴 시 스트랩이 풀립니다. 어떻게 이런 구조로 만들어 놨는지 모르겠습니다. 보드에 기울기가 조금 들어가면 발가락 쪽 스트랩이 설면에 닿게 되죠. 닿아도 안 풀리는 방향으로 제작을 해야 하는데 풀리는 방향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번은 슬로프를 내려왔더니 스트랩을 뜨지 않게 잡아 주는 부분이 설면에 쓸려 끊어져 있고 스트랩은 덜렁덜렁 풀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스트랩을 잘라서 조금 덜 너덜거리게 한 다음 쓰고 있습니다.
혹시 플로우 바인딩 사려는 분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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